와일드 스미스 작가는 옛이야기를 패러디하는 솜씨가 좋은 작가입니다. 이번 그림책 <잭과 못된 나무>의 패러디 대상은 당연 <잭과 콩나무>입니다. 딸과 함께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유전자 변조 실험을 하는 교수가 된 잭이 실험으로 자란 못된 나무 한그루가 오존층을 뚫었어요. 우주 괴물들이 지구를 침략해 위기에 처하게 되자 동물들의 지혜로 뿌리를 갉아 나무를 시들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인공적으로 가꾸는 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환경을 위한 길이라는 깨달음을 주는 환경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잭과 못된 나무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그림
리베커 와일드 스미스 글
김선애 옮김
이 책에서 잭은 자라서 유전자 변조 실험을 하는 교수로 등장합니다.
어느 날, 박사는 자기 집 채소가 너무 더디게 자란다고 생각했어요
박사는 온갖 화학약품을 한데 섞었어요
거품이 보글보글 나는 액체를 만들어 씨앗에 부었습니다.
자, 이젠 채소가 빨리 자랄 거야.
하룻밤 만에 채소는 지붕을 뚫을만큼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네요.
자꾸자꾸 자랐습니다. 꼭대기가 보이지 않을 지경까지
나무는 오존층을 뚫어 버렸고, 거대한 이파리 수천 장이 햇빛을 가렸습니다. 전투기들의 폭탄에도 여전히 쑥쑥 자라납니다
나무뿌리는 땅 속 깊이 파고 들어가 도시든 읍내든 깡그리 부수면서 앞으로 앞으로 뻗어 나갔습니다.
사태는 더 심각해져서 우주괴물들이 나무를 타고 기어 내려와 지구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구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요
이때 동물들은 어떻게든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내서, 그 문제의 뿌리부터 잘라 버려야죠
동물들은 땅속으로 들어가 그 거대한 나무의 뿌리를 갉고 쪼고 물었습니다. 나무는 동강동강 부러져 우주로 떨어져 나갔고, 괴물들도 같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잭 박사는 집을 수리하고 다시 채소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무 실험도 하지 않았죠
자연 스스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둔 거지요.
그리고 자연은 그렇게 했습니다.
혹시 내가 잭같은 부모라서 아이들에게 온갖 화학 약품들을 부어 빨리 자라나게 했던적은 없는지 돌아보게 한 그림책이기도 했습니다.